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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3 [뉴스브리핑] 한국기업들의 특허 분쟁과 바이드노믹스와의  동반 승리

안도 0 9

한국의 대표기업인 LG와 SK가 미국에서 벌였던 배터리 분쟁에 종지부를 찍기로 합의한 것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지식재산권 보호라는 명분을 훼손하지 않고도 일자리 창출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실리를 챙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LG의 손을 들어준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에 대한 수용 여부 확정을 하루 앞두고 나온 양측의 합의는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 희소식이었다. 지난 두 달간 바이든 대통령을 괴롭히던 난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이 분야 한국기업의 위상을 실감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SK가 영업비밀을 침해한 배터리 관련 부품을 10년간 미국에 수입할 수 없다고 한 ITC 결정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SK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은 가동이 불투명해질 공산이 컸다. 이미 시제품을 생산 중인 이 공장에 2600명이 채용될 예정이었고, SK가 추가로 건설 중인 공장까지 무산되면 총 6000여명의 일자리가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 조지아주는 지난 대선과 상원의원 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승리하는 데 발판이 된 지역이기에 SK 배터리 공장이 최종 무산되면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입을 타격도 컸다. 또 SK의 배터리 부품 미국 수입이 중단되면 SK와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포드와 폭스바겐의 전기차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렇다고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미국은 지식재산권 침해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고, 바이든 대통령도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강력하게 비난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SK가 LG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내세운 지식재산권 보호라는 원칙을 사실상 훼손하게 된다.

이 모든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할 해법은 LG와 SK 양측의 합의였다. 바이든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 몇 주간 거의 매일 양측과 만나 중재 노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개인적으로 양측의 협상에 개입했으며 양측이 합의를 이루도록 종용해 왔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는 미국 노동자와 자동차 산업의 승리”라며 “나의 일자리 계획은 수백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더 강한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며 미래의 전기차 시장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분쟁은 국내 5대 그룹의 주력 기업들이 외국에서 정면 충돌한 사상 초유의 소송으로 배상금 액수가 한국돈 조(兆) 단위에 달해 ‘세기의 소송'으로 불렸다. 2조원 규모의 합의금은 2000년대 들어 영업비밀 관련 소송에서 세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작년 2월 ITC가 SK측에 ‘조기 패소’ 판결을 내림으로써 소송전의 승패는 일찌감치 기울었지만  판결 이후에도 두 회사는 치열한 신경전을 폈다. 이 과정에서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의 적극적인 ‘압박성 중재’가 작용해 배상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이목을 집중시켜온 ‘배터리 분쟁'의 타결은 바이든의 승리일 뿐 아니라 한국의 산업계의 승리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한국 대기업 간 분쟁이 ‘K배터리’ 성장을 가로막는 ‘독(毒)’이 돼 중국 업체를 키워준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왔지만 글로벌 시장분석 기관의 자료를 보면 실상은 정반대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K배터리' 3사의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합계가 2019년 16.0%에서 지난해에는 34.7%로 2배 넘게 상승했다. 

반면 CATL, BYD 등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44.3%에서 37.5%로 감소했다. 실제로 중국, 유럽 등의 배터리 기업과 K 배터리 3사와는 기술 격차가 제법 크다. 특히 중국은 에너지 밀도가 높은 하이니켈(high nickel)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 보다 기술력이 크게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LG와 SK간의 영업비밀 소송과 그 여파로 높아진 지적 재산권 보호의식이 한국 업계에 ‘득(得)’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ITC는 지난달 공개된 판결문에서 “SK이노베이션이 LG로부터 훔친 22개의 영업 비밀이 없었다면 현재 배터리 기술력을 갖추는데 최소 10년이 소요될 것”이라며 ’10년 수입 금지'를 결정했다. 지식재산권을 도용(盜用)하는 기업은 누구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눈여겨 볼 것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 후발 주자인 중국도 왠일인지 지식재산권 보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 정부는 특허를 포함한 지식재산권 고의(故意) 침해 행위에 대해 실질 손해의 ‘최대 5배’까지 청구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골자로 한 특허법을 최근 마련했다. 이는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 청구를 규정한 한국 보다 더 강력하다.  

 이런 측면에서 LG와 SK간의 소송은 2년에 걸친 공방과 법률 비용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의 기술적 우위를 과시하고 장차 중국 및 유럽 기업의 영업 비밀 및 기술 탈취 시도에 쐐기를 박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에서 진행된 이번 소송이 원만하게 합의됨에 따라 LG와 SK 모두 바이든 정부와 돈독한 관계를 맺어 미국 시장 공략에 활로를 다진 것도 매우 긍정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소송 이후에도 미국 공장 증설 투자 등을 위해 각각 총 5조원 이상, 3조원 이상의 금액을 각각 투자한다고 밝힌 상태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열린 반도체 회의에서 는 “우리는 20세기 중반 세계를 주도하고 20세기 말에도 세계를 주도했다”며 “우리는 다시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며 자신은 포기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미국 일자리 계획을 통과시키고 미국의 미래를 위해 한 세대에 한 번 있는 투자를 위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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