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시스] 김재환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일선 검사들에게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지 말고 힘 있는 자를 원칙대로 처벌하라고 당부했다.
윤 총장은 3일 대구 수성구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해 검사들과 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총장은 이날 간담회를 마치고 2시간여 동안 만찬을 진행한 뒤 오후 8시57분께 대구고검·지검을 떠났다.
윤 총장은 검찰청사를 나서며 "대구는 여러차례 근무한 곳이라 정이 많이 들었고 여러가지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지 말라고 말한 것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물음에 "그건 뭐 당연한 얘기다. 우리가 늘 선배들한테 들었던 얘기다"라고만 말한 뒤 배웅을 나온 직원들을 향해 "우리 대구검찰 파이팅"이라고 얘기했다.
대구고검·지검 직원들은 떠나는 윤 총장을 향해 박수를 쳤다.
앞서 윤 총장은 이날 오후 4시부터 7시께까지 대구고검·지검에서 검사 및 수사관 30명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윤 총장은 공정한 검찰, 국민의 검찰로 나아가는 것이 검찰개혁의 방향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공정한 검찰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억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검찰은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지 말고 힘 있는 자도 원칙대로 처벌해 상대적 약자인 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헌법상 책무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윤 총장은 검찰의 수사권을 빼앗는 법안이 추진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수사는 재판의 준비과정이므로 수사지휘나 수사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송만 하는 것은 검찰의 폐지와 다름없고 검찰을 국가법무공단으로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범죄에 대해서는 수사와 기소가 융합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며 "검찰의 수사권이 폐지되면 재판 과정에서 대응이 어려워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의 지능화·조직화된 부패를 처벌할 수 없게 되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후퇴하며 피해자는 국민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국회에서 만든 법도 실제 지켜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데, 힘 있는 자의 범죄를 단호히 처벌함으로써 나머지 법들도 지켜지는 것"이라며 "법을 지키는 선량한 국민들의 평등의식 고양과 함께 자유와 권리가 보장돼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체감할 수 있는 것이다"고 얘기했다.
이 밖에 윤 총장은 미국 등 경제 선진국이 시장 투명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정부패에 대응하는 어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지 사례를 거론했다고 한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검찰개혁 방안을 시행하자마자 바로 수사권을 박탈하는 것은 중대범죄 대응 약화를 초래해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간다", "갑자기 이런 법안이 추진되는 속뜻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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