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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만 신경 쓰다 보니, 우지호가 닳아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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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겸 프로듀서 지코 '싱킹'
데뷔 8년 만에 첫 정규 앨범
8일 오후 6시 파트 2 공개
타이틀곡 '남겨짐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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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 (사진 = KOZ 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전 앨범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부담이 되면서 기대도 커요."

양가적인 감정에 휩싸여 있는 주인공은 다름 아닌 래퍼 겸 프로듀서 지코(27·우지호). 최근 이태원에서 만난 지코는 데뷔 8년 만에 발매하는 첫 번째 정규앨범 '싱킹'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났다.

8일 오후 6시 첫 번째 정규앨범 '싱킹' 파트 2를 공개한다. 지난 9월30일 '싱킹' 파트 1을 공개한데 이어 드디어 '싱킹'의 모든 수록곡이 세상의 빛을 보는 셈이다.

2011년 그룹 '블락비'로 데뷔한 지코는 그룹 활동 외에도 솔로 가수, 프로듀서로 활약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터프 쿠키' '보이스 앤 걸스' '유레카' '너는 나 나는 너' '아티스트' 등의 히트곡을 냈다. 지난해 9월 특별 문화사절단 명단에 포함돼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팀에 의존하기보다 홀로 존재감을 부각했다.

그간 승승장구해온 지코는 반항기가 깃든 화려한 모습을 선보였다. 그런데 이번 앨범에서는 다르다. 파트 1의 더블 타이틀곡 '사람'과 '천둥벌거숭이', 이번 파트2의 타이틀곡 '남겨짐에 대해'에서는 20대의 끝자락에 삶에 대한 권태와 맞닥뜨린 지코, 아니 인간 우지호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우지호는 지코의 본명이다.

무엇보다 자신만만한 팝스타가 아닌 나약한 사람으로서 꺼내 놓은 지코의 이야기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앨범에는 밝음보다 어두움이 더 스며들어 있다.

지코는 "처음에 의도한 것은 아니었어요. 생각을 하나 하나 풀어냈더니 완성된 결과물에서 어두운 부분이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있더라"고 털어놓았다.

지코는 목표 지향적이던 20대 중반까지 어려움에 무뎠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어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 20대 후반에 접어들자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그 순간 버거움이 확 들이닥쳤어요. 돌아볼 틈이 생겼을 때, 그간 무심코 지나친 외로움와 공허함이 증폭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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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 초 어두운 기운들이 찾아왔다. 1인 기획사 KOZ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이후 그에게 각종 세간의 궁금증이 쏟아지기도 했다.

"회사를 설립하고 약간씩 제 마인드셋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일을 하는 순간, 목표한 것에 대한 성취감이 저를 숨 쉬게 했는데 그런 것이 무뎌지기 시작한 거죠. 이제 삶을 바라보는 시야가 좀 더 넓어졌다고 할까요. 음악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 보게 됐으니까요."

그동안 지코의 인장처럼 여겨진 '날 선 모습'이 없어져 보이기도 한다. "기존 모습 때문에 제게 바라는 니즈가 있다는 것은 알아요. 기존처럼 거칠고 캐주얼하며 스타일리시한 작업도 하긴 했는데 제 현재 기분이 그렇지 않더라고요. 중간에 수정을 거듭하다보니 예전의 톤도 나오지 않고요.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을 옮기는 것이 적합한 방식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앨범을 두 개의 파트로 나눠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정서의 기복, 다양한 정보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요즘과 같이 다양한 음악에 대한 소비가 활발하지 않은 때에 한번에 음악을 공개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못할 거라는 생각도 했죠"라고 설명했다.

지코는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품고 있었던 갈망, 쓸쓸함에 대한 물음의 답은 결국 찾지 못했다고 한다. "거기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를 못 내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크고 작은 표현으로 실마리를 찾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 같다"고 이내 긍정했다.

'남겨짐에 대해' 뮤직비디오에 평소 존경하던 배우 배종옥이 출연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배종옥 선생님의 출연 승낙을 받았을 때가 올해 가장 기쁜 날 중 하나였어요. 계속 어떤 일에 좋지 않은 기운도 따랐는데 그런 콤플렉스가 깨지고 있다는 상징으로 여겨졌거든요"라며 즐거워했다.

지코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 중 상당 부분은 그가 삐딱하다는 것이다. 지코도 "비주얼적으로는 불량스런 것이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실제 삶은 그렇지 않다고 손을 내저었다. "제 얼굴, 옷 입는 스타일, (지코가 프로듀서로 나섰던) '쇼미더머니' 등을 통해 보여 드린 자유분방한 모습이 저의 음악을 부각시키는데 일조한 것은 맞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실생활에서까지 제가 불량스럽지는 않아요. 차이점은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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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 향후 활동에 대해 팬들의 관심도 크다. 일부에서는 지코를 비롯 피오, 박경 등 멤버들의 솔로 활동이 활발해지고 팀의 맏형 태일이 지난 6월 현역으로 입대하면서 사실상 해체한 것이 아니냐고 오해하는 팬들도 있다.

지코는 "최근 태일이 형이 휴가 나와서 멤버들이 다 같이 모이기도 했다"면서 "멤버별로 군 복무 일정도 있고 해서 팀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어요. 제대를 하거나 타이밍이 맞으면 완전체 활동도 논의할 수 있죠"라고 귀띔했다.

인터뷰 막바지 골똘히 고민하던 지코는 그간 음악적 자아인 지코를 만족시키기 위해 일상의 자아인 우지호를 박해하거나 홀대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제는 두 자아의 밸런스를 맞추고 싶어요. 지코만 신경을 쓰다 보니, 우지호가 닳아 있었거든요. 지코라는 옷을 벗었을 때 우지호는 살아가는 방법을 모르더라고요. 이제 차차 그 방법을 배워가는 길입니다."
 
마지막으로 드디어 자화상을 담은 첫 솔로 앨범을 낸 지금의 지코가 지금의 우지호에게 하고 싶은 말에 대해 물었다.

"우지호, 일단은 축하한다. 처음으로 자기를 꺼내놓는 결심을 했다는 것 자체가 힘든 결정이었을 텐데 말이야. 드디어 '셀프 체인지'를 통해서 그것을 성공시켰구나. 내년에는 누군가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자. 누구에게나 긍정을 유발할 수 있는 좋은 에너지를 보여주자. 하하."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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