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시각 :   Saturday (EST)
▶ 방송듣기
종교방송(1:00~2:00)
종교방송
6:30~9:30
천종산삼
9:30~10:00
물같이 바람같이
10:00~10:30
종교방송
10:30~11:30
뉴스 & 세종
12:10
종교방송
12:30~1:00
천종산삼 & 아울렛세상
1:00~2:00

당신이 나를 슬쩍 밀었던가요

Kradio 0 334

초원의 빛 /   송찬호 

  

  그때가 유월이었던가요 

  당신이 나를 슬쩍 밀었던가요 

  그래서 풀밭에 덜렁 누웠던 것인데 

  초록이 나를 때렸죠 

  등짝에 찰싹, 초록 풀물이 들었죠 

 

  나는 왠지 모를 눈물이 핑 돌아 

  벌떡 일어나, 그 너른 

  풀밭을 마구 달렸죠 

  초록 신발이 벗겨지는 것도 몰랐죠 

  숨은 가쁘고 바람에 머리는 헝클어졌죠 

  나는 그때, 거의, 사랑에 붙잡힐 뻔했죠 

 

  언덕에서 느릅나무는 이 모든 걸 보고 있었죠

  한낮의 열기 속에서 

  초록은 꽁지 짧은 새들을 때렸죠 

  키 작은 제비꽃들도 때렸죠 

  더 짙고 아득한 곳으로 질주하는 

한줄기 어떤 청춘의 빛이 있었죠 

 

여름햇살이 이렇게 뜨거울수가 없다 싶어도 귀를 기울이면 나뭇잎들이 뒤척이는 소리가 시끄러운 칠월의 첫날입니다.  

이제 더이상 여름을 물릴수는 없고 여름과 한바탕 섞여서 돌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신록이 검게 느껴지기도 하는 7월.  

시골집 마당에 봉숭아 꽃망울이 영글고 청포도 알이 주렁주렁 열리는 7월에 희망 한 자락  품고  싱그런 아침을 열어 볼까 합니다. 

 

cc71b9f67aa4fede16734ce24d9c9839_1499902 

 

- 시쿵 초대석 – 송찬호 시인 

 

분홍 나막신  / 송찬호 

 

  

님께서 새 나막신을 사 오셨다 

나는 아이 좋아라

발톱을 깎고

발뒤꿈치와 복숭아뼈를 깎고

새 신에 발을 꼬옥 맞추었다

 

그리고 나는 짓찧어진

맨드라미 즙을

나막신 코에 문질렀다

발이 부르트고 피가 배어 나와도

이 춤을 멈출 수 없음을 예감하면서

님께서는 오직 사랑만을 발명하셨으니 

 

--송찬호시인 : 1959년 충청북도 보은 출생,  경북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 1987년 《우리 시대의 문학》에 〈금호강〉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함,  시집으로는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붉은 눈, 동백》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분홍나막신> 등이 있으며 「동서문학상」,「김수영문학상」,「미당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상시문학상」등을 수상함.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   Saturday (EST)
▶ 방송듣기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