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나를 슬쩍 밀었던가요 > 시쿵 (진행:김은자) > AM1660 K-RADIO

si-kung.jpg

당신이 나를 슬쩍 밀었던가요

Kradio 0 536

초원의 빛 /   송찬호 

  

  그때가 유월이었던가요 

  당신이 나를 슬쩍 밀었던가요 

  그래서 풀밭에 덜렁 누웠던 것인데 

  초록이 나를 때렸죠 

  등짝에 찰싹, 초록 풀물이 들었죠 

 

  나는 왠지 모를 눈물이 핑 돌아 

  벌떡 일어나, 그 너른 

  풀밭을 마구 달렸죠 

  초록 신발이 벗겨지는 것도 몰랐죠 

  숨은 가쁘고 바람에 머리는 헝클어졌죠 

  나는 그때, 거의, 사랑에 붙잡힐 뻔했죠 

 

  언덕에서 느릅나무는 이 모든 걸 보고 있었죠

  한낮의 열기 속에서 

  초록은 꽁지 짧은 새들을 때렸죠 

  키 작은 제비꽃들도 때렸죠 

  더 짙고 아득한 곳으로 질주하는 

한줄기 어떤 청춘의 빛이 있었죠 

 

여름햇살이 이렇게 뜨거울수가 없다 싶어도 귀를 기울이면 나뭇잎들이 뒤척이는 소리가 시끄러운 칠월의 첫날입니다.  

이제 더이상 여름을 물릴수는 없고 여름과 한바탕 섞여서 돌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신록이 검게 느껴지기도 하는 7월.  

시골집 마당에 봉숭아 꽃망울이 영글고 청포도 알이 주렁주렁 열리는 7월에 희망 한 자락  품고  싱그런 아침을 열어 볼까 합니다. 

 

cc71b9f67aa4fede16734ce24d9c9839_1499902 

 

- 시쿵 초대석 – 송찬호 시인 

 

분홍 나막신  / 송찬호 

 

  

님께서 새 나막신을 사 오셨다 

나는 아이 좋아라

발톱을 깎고

발뒤꿈치와 복숭아뼈를 깎고

새 신에 발을 꼬옥 맞추었다

 

그리고 나는 짓찧어진

맨드라미 즙을

나막신 코에 문질렀다

발이 부르트고 피가 배어 나와도

이 춤을 멈출 수 없음을 예감하면서

님께서는 오직 사랑만을 발명하셨으니 

 

--송찬호시인 : 1959년 충청북도 보은 출생,  경북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 1987년 《우리 시대의 문학》에 〈금호강〉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함,  시집으로는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붉은 눈, 동백》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분홍나막신> 등이 있으며 「동서문학상」,「김수영문학상」,「미당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상시문학상」등을 수상함.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시쿵: 시즌 2] 06월 15일타향과 본향을 이어주는 동포 문예지 한솔문학 창간
| 06.19 | 조회: 10
[시쿵: 시즌 2] 06월08 일 -메밀꽃 필무렵 이효석
<사진- 이효석 시인> | 06.19 | 조회: 10
[시쿵: 시즌 2] 06월01 일 -고독의 시인, 눈물의 시인 김현승
<사진- 김현승 시인> | 06.05 | 조회: 26
[시쿵: 시즌 2] 05월 25 일 -하루가 떠나면서 말한다. 잘 해내었나?
<사진- 김송희 시인과 김은자 시인 (좌)부터>​김송희 시인 ㅡㅡ목포 출생.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과 졸업.『현대문학』 3회 추천으로 문단에 등단시집 「사랑의 원경」,「얼굴」,「얼굴 먼 얼굴」,「겨울 창가… | 06.05 | 조회: 33
[시쿵: 시즌 2] 05월 18 일 -[시쿵 초대석] 이정록시인 ㅡ'영혼은 모두 다 동갑내기 벗이 된다.'
[시쿵 초대석] 이정록시인 ㅡ'영혼은 모두 다 동갑내기 벗이 된다.'< 사진 = 이정록 시인과 어머니>이정록(李楨錄, 1964년은 충청남도 홍성에서 출생. 공주사범대학 한문교육과를 졸업했다.1989년 대전… | 05.22 | 조회: 45
[시쿵: 시즌 2] 05월 11 일 - 장어는 지글 지글 속에 산다
​<사진= 고은진주 시인>전남 무안 출생농민신문 신춘 문예당선<시인수첩> 신인상<5.18 문학> 신인상여수 해양 문학상 대상 수상 | 05.14 | 조회: 45
[시쿵: 시즌 2] 05월 04일 '지구, 한 컵의 물'
<사진=고형렬 시인> | 05.13 | 조회: 46
[시쿵: 시즌 2] 04월 27일 '바람아! 잠들거라 태평양을 재우거라'
김형애 시인 △서울 출생. 호 草祐△《수필문학》 수필(천료), 《조선문학》 시 등단△국제PEN한국본부 국제교류위원회 위원·이사. 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수필문학추천작가회 부회장. 한국기독시인협회 이사. 조선문학문인… | 04.29 | 조회: 52
[시쿵: 시즌 2] 03월 23일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때 까지
​<사진= 도종환 시인과(좌) 김은자 시인(우)>도종환시인 프로필1955 충북 청주 출생.충남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시집으로는 《고두미 마을에서》,《접시꽃 당신》,《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 | 03.27 | 조회: 227
[시쿵: 시즌 2] 03월 16일 빛처럼 느꼈던 그 순간을 위해 댓글+2
<사진> 양봉선 시인△≪아동문학≫(1994), ≪한맥문학≫(1998) 등단 △ 전북아동문학회장.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전북여류문학회장 역임 △ 한국아동문학회 부회장. 한국공무원문학회 부회장 △ 독서치료사.… | 03.18 | 조회: 175
[시쿵: 시즌 2] 03월 09일 -걷다보면 서운함이 곧 미안함이 되고 댓글+3
<사진= 박얼서 시인>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 한국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회원. 문예가족 동인.한울문학 작가상, 문예춘추 릴케문학상, 국무총리 표창 수상.시집 『예순 여행』 『오늘이 일생이다』 『그해 겨울… | 03.14 | 조회: 552
[시쿵: 시즌 2] 03월 02일 처음부터 꽃이었던 어머니
<사진> 안경라 시인 | 03.04 | 조회: 179
[시쿵: 시즌 2] 2월 16일 미꾸라지처럼 파닥거리는 나를 보다 댓글+2
<권순자 시인> | 02.19 | 조회: 232
[시쿵: 시즌 2] 2월 09일 살아있는 것들은 아름답다.
| 02.11 | 조회: 424
[시쿵: 시즌 2] 2월 02일 -눈으로 다 볼 수 없는 세상 몸으로 부대끼는 겨울 바다 댓글+2
| 02.06 | 조회: 514
|   Thursday (EST)
▶ 방송듣기

진행: 김은자 시인
토 2:00 PM ~ 3:00 PM
일 9:00 AM ~ 10:00 AM

프로그램 게시판
사연과 신청곡
라디오 최신글